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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바닥에서 하늘을 보는 이들…DACA 드리머 (중앙일보) 2019-4-2

[커뮤니티 포럼] 바닥에서 하늘을 보는 이들…DACA 드리머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4/02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9/04/01 16:07

조원태 / 이민자보호교회 대책위원장·뉴욕우리교회 담임목사

최근 뉴욕우리교회에서 열린 제2회 희망콘서트에서 DACA 청년 8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사진 이민자보호교회]

최근 뉴욕우리교회에서 열린 제2회 희망콘서트에서 DACA 청년 8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사진 이민자보호교회]

대학교에 들어간 지 한 달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학교 앞 커피숍에서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소개팅을 했었다. 사실 대타로 나갔던 나는 상대가 마음에 들었다. 그날 이후 그녀가 등교하는 길 멀찍이 서서 한 달을 바라보기만 했다. 어느 날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 봄날, 그녀를 처음 만났던 커피숍 이름이 '암하레츠'였다. 40대 중반이 된 요즘, 나에게 다시 암하레츠가 찾아왔다. 가슴 설레던 봄날에 다시 찾아온 암하레츠는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목사들, 변호사들, 서류미비자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그 중에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드리머'들은 내게 사랑을 알게 한 봄날의 암하레츠이다.

암하레츠…땅의 사람들 

히브리어로 '암하레츠(The People of the Land)'는 '땅의 사람들'이란 뜻이다. 신약성서에서 암하레츠는 언제나 예수님의 동선 안에 머물렀다. 본래 암하레츠는 히브리어 사전에서 '온전한 권리를 가진 시민'(열왕기하 15:5, 16:15)이란 뜻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포로기 이후부터 암하레츠는 체제에서 밀려나고 멸시 받고 힘 없는 계층으로 바뀌었다. 예수님 시대에 정부와 바리새인들은 암하레츠를 두고 법을 알지 못해 저주 받은 무리들로 폄하했다(요한 7:49). 즉, 암하레츠는 어부, 농민, 여성들을 비롯한 하층 노동자들을 뜻했다. 예수님은 당국과 바리새인의 엘리트 의식을 깨트리고 땅의 사람들인 암하레츠의 시민권리를 지켜 주셨다(누가 15:2).

120개 교회가 가입되어 있는 이민자보호교회(이보교) 네트워크는 땅의 사람들인 21세기 암하레츠에게 피난처가 되려는 교회 회복운동이다. 특히, DACA 드리머는 이 시대의 암하레츠들이다. 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는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사람들에 대한 추방 조치를 유예한다는 뜻이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어릴 때 부모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젊은이들의 추방을 미뤄준다는 DACA 행정명령을 시행한다. 이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됐을 때, 당시 31세 이하로 16세가 되기 전 미국에 들어왔고, 또 2007년 6월 이후 미국에 계속 살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만 신청할 수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 폐지 발표 

미국에서는 다카 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보통 '드리머(DREAMer)'라고 부른다. '드리머'라는 명칭은 2001년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서류미비 청년들을 구제해 주려는 법안인 'The Development, Relief and Education for Alien Minors Act'가 발의됐고, 이 법안의 머리글자를 따 '드리머'란 용어가 나왔다. 그 동안 수 차례 드림액트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연방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했고 현재 약 8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DACA 드리머들에게 시련이 닥쳐왔다. 2017년 9월 5일 트럼프 행정부는 DACA를 폐지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후 연방 의회는 DACA 문제를 둘러싸고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다. 

현 정부는 DACA를 위한 드림액트 법안을 해결하는 대신에 국경장벽을 세우고 합법 이민을 대폭 제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결국 DACA 드리머들은 사회에서 밀려나고 추방위기에 몰린 21세기 미국의 암하레츠들이다. 꿈이 십자가에 못 박힌 암하레츠는 바로 DACA 드리머이다.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 산하에는 드리머 TF 기구를 두었다. 이 기구는 드리머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기도한다. 무엇보다 드림액트 법안이 통과되도록 행동한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등불도 끄지 않는 하나님을 DACA 드리머 안에서 만날 수 있다. 

이보교 드리머 장학기금 

그 동안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DACA 드리머들의 꿈을 격려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작년에는 뉴저지 이민자보호교회에서 실제 드리머들이 연기한 '드리머 죠셉'이라는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그 밖에 드리머 기도회를 비롯해, 드림액트 법안이 통과되길 염원하는 자리에 참여해 왔다. 드리머 장학금은 이민자보호교회의 브랜드처럼 될 정도로 힘이 닿는 대로 전달해 왔다. 지난 3월 10일 드리머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기 위한 제2회 희망콘서트를 소개한다. 이 행사는 뉴욕우리교회 이민자보호교회 팀에서 주관했으며 대성장학재단이 주최했다. 

대성장학제단은 2016년 3월에 28살의 나이로 별세한 고 김대성씨의 삶이 씨앗이 된 장학제단이다. 김대성씨는 DACA 드리머였다. 그가 자란 집은 스튜디오 형태의 작은 집이었다. 그는 방이 없는 작은 공간에서 매트리스 침대를 깔고 엄마, 아빠와 함께 성장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아빠는 심야에 델리 가게에서 일했고, 엄마는 야채가게에서 오래 일해서 허리와 무릎이 상할 정도였다. 그가 건강했을 때였다. 나는 목사로서 그의 집에 심방을 간 적이 있었다. 그날도 그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날 나는 그 집의 작은 화장실에 들어가 울었다. 

암으로 떠난 고 김대성씨 

한 이민자의 작은 방이 무색해지리만큼 그는 호탕하게 꿈을 내뱉었고, 시대의 어둠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는 내게 진지한 희망을 쏟아냈다. 그날 그의 희망은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자신도 길이 보이지 않는 여건인데 그는 희망을 잃어버린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했다.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어느 여름날, 그의 신분문제를 해결하려고 플러싱 바닥을 헤집고 다니다가 길바닥에 함께 앉아 목을 축이던 때가 있었다. 그때도 그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불현듯 암이 찾아왔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몇 일 전이었다. 

모르핀으로도 고통을 억제하지 못하는 그와 함께 나는 한 침대에서 칼잠으로 잔 적이 있다. 그의 야윈 몸 사이의 뼈가 내 몸을 스쳤고,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하는 나는 이불 안에서 흐느꼈다.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했던 한 DACA 청년의 꿈이 씨앗이 되어 대성장학재단이라는 열매가 맺혔다. 2017년에 출자금도 한푼 없이 지극히 평범한 이민자의 자녀로부터 대성장학재단이 세워졌다. 2018년에는 3명의 DACA 드리머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제1회 희망콘서트가 열렸다. 이어 올해 제2회 희망콘서트는 8명의 DACA 드리머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을 받은 한 드리머는 말했다. "나는 장학금보다 희망이란 삶의 가치를 선물 받았어요"

대성장학재단·희망 콘서트 

희망콘서트는 DACA 드리머와 음악이 어우러진 암하레츠 음악회였다. 이를 위해 소규모 독지가들의 장학기금을 모으려고 동분서주 발 품을 판 뉴욕우리교회 이민자보호교회 가족들이 있었다. 또한 변호사가 이끄는 영 어쿠스틱 밴드와 코리안섹스폰앙상블이 협연한 음악회는 암하레츠들의 카네기 홀을 연출했다. 죽음이 희망을 여전히 말할 수 있는 콘서트, 밀려난 암하레츠들의 목소리가 주연이 된 무대, 눈물과 감동, 음악과 자발적인 춤이 어우러진 콘서트에는 이민자보호교회의 거울 같았다. 흑백 TV 한대를 놓고 온 동네가 오손도손 모인 전원일기처럼 훈훈한 사랑이 지친 우리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던 희망콘서트였다. 

DACA 드리머들은 땅의 사람들이다. 미국사회에서 억울하게 밑바닥으로 밀려난 암하레츠이다. 그러나 시대의 아픔으로 양산된 DACA 드리머들은 바닥에서 절망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꿈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드리머들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다. 애통의 사람들이 사회를 위로하는 사람들로 쓰임 받는다. 이를테면, 희망콘서트에서 간증한 한 DACA 자매도 자신들을 보며 자책할 수 있는 부모를 위로했다. 다른 사회적 갈등처럼 서로 한 맺히는 것이 아니었다. 자기 결정권이 없던 시절에 길이 막혔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위로의 힘이 느껴졌다. 

그들의 희망은 가둘 수 없다 

나에게 DACA 드리머들은 바닥에서 하늘을 보는 사람들이다. 미국 사회에 만연한 증오와 차별의 십자가가 DACA 드리머들의 어깨에 짊어져 있다. 하지만 그들이 짊어져 준 이민자들의 십자가는 또한 희망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역사의 이정표이다. 이런 연유로 나는 그들은 바닥에서 하늘을 보는 사람들로 부르고 싶다. 그러나 DACA 드리머는 바닥에서 하늘을 보는 사람들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바닥이 하늘이 될 수 있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리라 소원한다. DACA 드리머들의 고난은 악을 폭로할 수 있는 고마운 선물이 될 것이다. 

또 DACA 드리머들의 희망은 무엇으로도 가둘 수 없는 이 시대의 빈 무덤으로 되살아나리라 소원한다. 바닥에서 하늘을 보는 것에 머물지 않고 아예 바닥이 하늘이 되는 것은 본래 예수님이 가르쳐 준 기도문이었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태 6:10) 땅에 묻힌 하늘이 예수의 가치이다. 이 주의 기도문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오작교와 같다. 땅의 사람들인 암하레츠의 부활, 이것이 예수님의 기도문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면, 미국사회에서 누군가 암하레츠들이 짊어진 십자가가 있다면 드리머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120개 교회가 가입하고 있는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땅의 사람들인 암하레츠들과 함께 하늘을 볼 것이다.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시대의 십자가를 방관하지 않고 땅의 사람들과 함께 당당하게 믿음의 연대를 소중히 여길 것이다. 누군가 눈물 흘리면 함께 울 것이고, 누군가 주저 앉으면 함께 걸어 줄 것이고, 누군가 허기지면 내 주머니의 빵을 꺼내 나눌 수 있는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봄 꽃이 흐드러질 찰나를 눈 앞에 두었다. 땅의 사람들인 암하레츠들이 봄 꽃처럼 흐드러지게 필 날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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