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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나도 사람이오" 3·1 정신이 영성입니다 (중앙일보) 2019-3-1

[커뮤니티 포럼] "나도 사람이오" 3·1 정신이 영성입니다


조원태 / 이민자보호교회 대책위원장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3/01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9/02/28 19:58

지난해 부산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3.1 만세운동을 재현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부산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3.1 만세운동을 재현하고 있다. [중앙포토]

함석헌 선생은 3.1 운동의 의미를 "나도 사람이오"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했다(씨알의 소리 1989년 99호). 사람으로 대접해 준 이가 없던 일제 시대에 3.1 만세운동은 '우리도 사람이오' 외침이었다. 남의 종살이를 하다가 돈이라도 모아서 출세할 생각이 대세이던 시대에 사람 노릇해야 한다고 분연히 일어난 사람회복 운동이 3.1 정신이다. 반만년 동안 왕정체제로 길들여진 한반도에서 나라의 주인이 백성임을 밝히는 첫 민주공화제가 3.1 운동의 열매인 임시정부를 통해 실현되었다. 3.1 운동은 사람으로 대접받고 사람 노릇을 하겠다는 깨달음이다. 

이민자교회도 3.1운동 열매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도 "우리도 사람이오" 마음의 깨달음이며, 사람으로 대접받고 사람 노릇을 하려는 사람회복 운동이다. 사람의 가치를 정치적 이익에 손쉽게 수장시키는 시대 속에서 "이민자들도 사람이오" 주창하는 것이 이민자보호교회 영성이다. 소수일지라도 그 소수는 역시 사람이다. 피부색이 다를지라도 모두 사람이다. 물론 서류미비자 일지라도 그들의 가족 또한 사람이다. 이민자가 경제적 손익계산의 대상이 되어 사람 본연의 가치를 강탈하는 차별속에서 이민자보호교회는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는 각자의 눈길 회복을 제안한다. 이런 의미에서 120개 교회가 가입되어 있는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3.1 운동의 열매이다.

그러나 숭고한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떨쳐 일어난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은 유약하지 않은가? 사사로운 이익 앞에서 쉽게 무너지고, 절박한 위기 앞에서 자기보호를 위해 변절할 수 있는 것이 사람 아니던가? 사람은 가변적이고 유약하다. 이런 맥락에서 궁금했다. 3.1 운동의 사람가치를 외쳤던 이들은 이후 어떻게 살았을까? 물론 두려움 없이 '우리도 사람이오' 외쳤던 대부분의 독립운동가들은 민족의 거룩한 얼이 되었다. 3.1 운동의 기폭제인 기미독립선언문의 서명자들인 민족대표 33인을 보자. 

대표 33인 중 기독교인 16명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 하지만, 16명의 기독교인 중에서 2명은 이후에 변절한다. 박희도와 정춘수이다. 이들은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지도 못했으며, 독립기념관 전시물 안내문에도 이들의 친일 행적을 밝혔다. 숭고한 신심이 어찌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것인가? 사람의 가치를 회복하려는 길 앞에서 우리를 반복적으로 절망하게 하는 것이 사람에 대한 절망이다. 민족대표 33인이었던 박희도는 1934년 친일단체 시중회에 참여하며 친일을 선언했고 1936년 이후 조선인을 징병하여 태평양 전쟁에 파병하는데 앞장섰다. 정춘수는 1941년에 교회의 철문을 일본에 헌납하는 결의를 주도하며 교회 박해에 앞장선다. 

3.1 운동에 기독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남다른 자긍심으로 품던 나에게 이런 기독교인의 변절은 충격이었다. 물론 3.1 운동은 민족의 자주독립과 평화,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외친 선언이자 실천의 최고봉이다. 하지만 3.1 운동의 프리즘을 통과하는 사람들의 색깔은 단색이 아니었다. 독립운동가, 순교자, 애국계몽운동가 뿐 아니라 변절한 친일파들의 다양한 색깔들이 혼재되어 있다. 이것은 사람이 이룬 역사의 자기 고해이다. 실재로 사람에 대한 좌절은 여전히 정치와 사회 심지어 신앙공동체에서 선한 양심의 추동력을 잃어버리게 하는 주요 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에게 사람은 여전히 희망이 될 수 있는가? 

예수의 독립선언문 

사람의 가치에 대한 희망을 한결같이 저버리지 않았던 한 사람을 소개한다. 예수이다. 그분은 숱하게 변절과 배신의 상처 앞에 서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는 삶의 주제를 사람으로 설정한다. 또한 기독교인에게 예수는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신 분인데, 그 예수의 목표가 초지일관 사람의 구원과 해방이다. 다음은 예수의 공적생애 첫 설교이다. "주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된 사람들에게 자유를, 눈먼 사람들에게 다시 보게 함을 선포하고, 억울린 사람들을 풀어주고,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누가복음 4:18~19) 

이것은 나에게 예수의 독립선언문이다. 억눌린 사람들의 독립을 선언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돈보다 우선인 사람의 가치를 예수는 주목했다. 포로된 사람들 안에서 포로로 만들 수 있는 권력보다 우선인 사람의 가치를 예수는 잃지 않았다. 눈먼 사람들의 가치, 눌린 사람들의 가치를 예수께서는 최우선 순위로 두셨다. 변절하는 사람들로부터 절망할 수 있는 숱한 상황에서도 예수는 여전히 사람회복의 끈을 놓지 않았다. 사람 안의 깊은 곳에 숨겨진 하나님의 형상을 볼 수 있는 현미경 없이 어찌 이것이 가능하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나도 사람이오' 깨우친 마음을 담은 기미독립선언문은 예수의 독립선언문에서 나오지 않았겠는가?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도 철저하게 예수의 독립선언문 위에 기초해야 한다. 차별과 소외 속에서 주류의 힘에 종속될 수 있는 이민자들의 진정한 자리잡기를 돕는 것이 이민자보호교회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이민자보호교회는 포로 되고, 억눌리며, 가난한 이민자들에게 새로운 독립을 위해 기도하고 실천한다.

"이민자들도 사람이오"

센터교회, 후원교회, 복지교회로 네트워크를 이룬 이민자보호교회는 예수의 독립선언문의 메아리인 셈이다. 차별과 억압의 골짜기를 사이에 둔 2개의 봉우리인 예수의 독립선언문은 3.1 독립선언문으로 이어진 봉화였다. 그리고 3.1 독립선언문은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로 이어진 산봉우리 위의 봉화가 되길 기대한다. 삼천리 방방곡곡에 울려 퍼진 대한독립만세 운동이 아팔라치아 산맥을 타고 조지아를 거쳐 로키산맥을 넘어 캘리포니아까지 이민자를 보호하는 하나님 나라 만세 운동이 일어나길 바란다. 그래서 이민자보호교회는 예수 때문에 사람에게 희망을 거두지 않는다. 그 사람이 누구일지라도 순수하게 사람의 가치 앞에 서려고 한다.

나는 2014년부터 해마다 여름이 되면 청소년들과 함께 조국의 비무장지대(DMZ)에서 평화기도 도보순례를 했다. 처음에는 24명이 시작했고 작년에는 미국 동포 청소년, 한국 청소년, 독일, 인도네시아, 일본 청소년들까지 50명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면모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 시작했을 때는 북한에서 핵실험과 미시일 발사를 다반사로 했었다. 우리의 기도실천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인 셈이었다. 그러나 그때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 반복적으로 다음과 같이 설교했었다. "3.1 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는 민족 평화의 획기적인 전환기가 올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로 실천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3.1 독립운동은 한반도 평화운동으로 승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셨기 때문이었다. 군사무기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주변국의 이익보다 민족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3.1 운동 100주년인 2019년을 기대하게 했다. 이제 한반도에 새로운 100년이 시작되어야 한다. 3.1 운동이 중국의 5.4 운동을 비롯해 세계의 많은 독립운동에 영감을 주었다. 이제 3.1 운동은 4.27 판문점 선언을 지나 새로운 백년으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 한민족 다음세대들은 세계 방방곡곡에서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할 것이다. 

100년이 품고 있는 가슴 시린 사연들을 헤치고 3.1 운동은 도도한 강물이 되어 우리들의 허리춤까지 차오른다. 일제의 총칼 앞에 선연한 피를 흘리면서도 비폭력 무저항의 결연한 모습으로 "나도 사람이오" 외쳤던 순결한 마음은 오늘 이민자인 우리에게까지 면면히 이어져 온다. 100년이 되어도 잊을 수 없는 것이 3.1 운동이다. 새로운 100년을 꿈꾸는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예수의 삶이었던 사람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동포사회 곁에 늘 설 것이다. 우리에게 사람은 여전히 희망이 될 수 있는가? 그렇다. 3.1 정신은 사람으로 인한 실망에도 여전히 사람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우리를 격려한다. 다시 사람회복 운동이 들불 처럼 일어나길 바라는 귓전에 새로운 만세운동의 소리가 울린다. "이민자들도 사람이오."

뉴욕우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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