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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드개 형에게 (뉴스M) 2023-6-15
모르드개 형에게

ㅣ조원태의 러브레터 (6)

조원태의 러브레터, 성서의 인물들에게 쓰는 러브레터 시리즈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그분들께 편지를 쓰면서 신앙과 신학적 대화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편지가 주는 자유로움이 얄팍한 인식의 껍데기를 벗기고, 그분들이 받았던 생살처럼 보드라운 메시지의 따뜻한 위력을 만나 보길 기대합니다. 성령님께 기도하고 성서를 읽으며 만나게 될 소중한 거인들을 함께 만나는 장에 초대합니다.

시월의 마지막 날, 모르드개 형에게 편지를 쓰게 될 줄이야~ 뉴욕의 가을 하늘은 하나님이 빼곡히 써 놓으신 편지처럼 제대로 물이 든 온 누리의 단풍을 품고 있네요. 모르드개 형이 저 하늘 어디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고개를 젖혀 하늘을 바라봤어요.

형이 언제의 분이신지 후대의 저희는 아리송해요. 바벨론 2차 포로 때(BC 597년), 형도 함께 사로잡혀 간 것으로 되어 있기도 하지만(에 2:6), 페르시아 제국의 아하수에로 왕이 대연회를 베푼 때가(에 1:1~3)가 BC 483년으로 시차가 무려 114년이 생겨 형은 130세가 되어요.

전문가들의 관찰에 따르면 에스더 2장 6절의 ‘모르드개’의 원문에는 이름이 없고 ‘그’라는 대명사만 있으므로 바벨론으로 사로잡혀간 분은 형의 증조 할아버지 기스라고 하더군요. 형은 포로 4세로 페르시아 제국의 시대에 살았고요. 저도 포로이민 4세라 생각하며 편지를 쓸게요.

모르드개 형은 같은 집안 출신의 동명이인인 사울들의 딱 중간 정도에 사셨더군요. 사울왕은 형보다 대략 500년 전, 바울로 개명한 사울은 형보다 대략 500년 후에 살았으니까요. 지금 빵집에서 편지 쓰고 있는 저와 대략 2,500년 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형이라고 부를께요. 형!

형은 포로이민 4세의 신분으로 페르시아 제국의 2인자로 영전(榮轉)되셨더군요. “유다인 모르드개가 아하수에로 왕의 다음이 되고 유다인 중에 크게 존경받고 그의 허다한 형제에게 사랑을 받고 그의 백성의 이익을 도모하며 그의 모든 종족을 안위하였더라”(에 10:3)

책의 마지막은 에스더가 아닌 형의 이야기로 끝맺는데, 저는 이 문장을 읽을 때마다 흥분이 되어요. 낯선 타지에서 소수인종의 이민자로 살고, 이민 2세를 양육하는 제 입장에서 형의 엔딩 장면은 통쾌해요. 유다출신 교포로 제국의 2인자인 총리는 성서에 딱 2사람뿐이잖아요.

이집트 제국의 총리에 등극한 요셉과 페르시아 제국의 총리가 된 형뿐이예요. 그런 형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출세의 달인으로 보이는 형에게 출세 비결을 묻기보다, 이민 5세인 형의 조카 에스더를 아버지처럼 양육할 때 무엇이 가장 힘드셨어요? 어떻게 하셨어요?

타국의 문화에서 조카와는 세대 차이가 분명 있었을 것 같은데, 형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대체 형의 가정교육이 어떠했길래, 이민자 에스더를 왕후에 오르게 하셨나요? 에스더가 왕후 공개채용에 응시토록 형은 동기부여를 줬을테고, 선발과정에서 지극정성 쏟으셨지요(에 2:11).

결국, 조카는 왕후에 오른 쾌거를 맛보았지요. 일이 될라 하니 형은 왕을 암살하려는 내시 두 명을 발각해 쿠데타 저지 공로까지 세우셨네요. 출세가 보장된 길만 남았을 때, 아뿔싸! 하만이 유대동포 대량학살 음모를 추진했지요. 공든 탑이 일거에 무너지는 상황에서 형 마음은??

그 찰나에 형은 동포가 집단학살 당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권력의 심장부에 단박에 달려 가셨더랬지요. 옷을 찢고 베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며 과감한 시위를 하셨지요. 불의에 항거하는 형의 용기가 명불허전이셔요. 그런데 이보다 더 본받고 싶은 형의 모습이 있어요.

이런 민족의 위기에서 하필 허수아비 왕후로 전락한 조카 에스더에게 형이 편지를 보냈지요. 형의 편지는 잔뜩 위축된 에스더를 전사로 변모시켰고요. 남편 왕이 30일이나 찾지 않았던 에스더, 남편에게 잘못 갔다가 죽음을 당할 수 있던 에스더 가슴에 형은 불을 지피셨지요.

모든 흐름을 역전시킨 형의 편지 한마디를 읽고 또 읽어요.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에 4:14)

이 말로 조카가 그 유명한 말을 했지요. “죽으면 죽으리이다”(에 4:16) 형에게는 묘한 설득의 힘이 있는 것이 분명해요. 형의 편지는 움츠러든 조카 마음만 바꾼 것이 아니었지요. 제국의 정책도, 민족의 운명도 다 싹 바꿨지요. 저는 형이 보여준 설득의 우물에 두레박을 내렸지요.

모르드개 형은 지나간 것과 기정사실로 굳어진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묘한 차이를 보여줬어요. 동포의 대량학살은 이미 기정사실로 굳어졌고, 에스더는 삼십일 째 끈 떨어진 왕후였는데, 형의 글은 그 어떤 것도 뻔할 뻔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법이 없어요.

조카가 왕후가 된 것도 민족이 몰살될 위기를 위한 것이라고 형은 설득했지요. 이미 지나간 과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형은 단행하셨어요. 민족을 구하려 왕후가 된 과거였다는 기막힌 발상이예요. 저희도 잘 나갔던 과거가 도리어 현재의 화근이 될 때가 있지요.

그때 그 과거는 한낱 현재를 위로할 마약 같은 추억에 불과한 것일까요? 아무 힘 못 쓰는 무용지물 과거에 그치는 것일까요? 형은 결코 그렇게 과거를 대하지 않았지요. 하나님이 함께 하신 과거는 분명 오늘에도 뜻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겠죠.

신분세탁 하면서까지 불의한 권력 앞에 왕후라는 신분상승을 한 이유를 형은 민족해방으로 밝히셨네요. 형은 조카 에스더가 왕후가 되었던 것이 민족구원이란 시대 과제를 품고 있다고 설득했지요. 왕후는 ‘미리 준비된 자리’(미준자)였다는 형의 말이 조카 가슴에 불을 놓았지요.

과거의 추억 팔이나 과거의 상처에 매몰되어 현실을 혁신할 어떤 힘도 상실한 채 살고 있지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해 봤어요.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해 주신 과거, 그 과거가 마침내 현실이 되고, 새 미래를 개척할 희망을 준다는 믿음을 형 보면서 갖게 되었네요. 고마워요. 형!

형이 살았던 시대와 제가 사는 시대가 어쩌면 닮은꼴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소수인종의 이민자로 타국에서 산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하나님 믿기 어려운 세속화 시대이거든요. 그런데 형은 하나님 이름 한번 말하지 않고, 누구보다 하나님 믿고 하나님 섭리를 보였지요.

형은 제국을 제패한 입지전적인 삶을 사셨지만, 그보다 한 사람을 설득하며 세울 수 있는 킹 메이커이셨어요. 아무리 남루하게 보이는 처지일지라도 그 자리에 혼을 불어넣어 벌떡 일으키고 삽시간에 모든 상황을 전환시키는 형이 보여준 설득의 힘이 필요한 때예요.

단풍이 낙엽으로 떨어지듯, 저도 고운 낙엽으로 떨어질 때까지 아자아자~ 그럼 모르드개 형의 전폭적인 응원을 기대하며 천국에서 만날 때까지 이만 총총~

 하나님의 가족인 아우 조원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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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EWS M(http://www.new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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