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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교회가 여러분의 피난처가 되겠습니다 (중앙일보) 2018-11-13

[커뮤니티 포럼] 교회가 여러분의 피난처가 되겠습니다


조원태 / 이민자보호교회 대책위원장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11/13 미주판 13면

지난 7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이민자보호교회 전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이민자보호교회 전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7년 전, 내가 섬기는 교회 안에 한 청년이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드리머'였다.

그를 데리고 신분문제를 해결하려고 변호사들을 찾아 다니며 여름 열기로 달구어진 길거리에 주저 앉았던 적이 있었다. 절망이었다. 그러나 기적은 있었다. 변호사들이 한결같이 안 된다고 했던 상황에서 그는 영주권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 그는 불치병에 걸렸다. 이번에는 숨을 헐떡거리는 그의 손을 잡고 의사를 찾기 위해 맨해튼 거리를 뛰어 다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하늘나라로 갔다. 깊은 절망이었다. 그 이후 얼마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6명 중에 1명 서류미비자 
속앓이가 공동체 과제로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신분문제를 그저 한 사람을 목양해야 하는 과제로만 인식했다. 그러던 중에 작년 3월 이민자보호교회(이보교)가 닻을 올렸다. 이보교는 사회적 약자인 이민자들의 구조적인 문제를 알게 해 주었다. 이보교는 학교였고, 이보교 임원진들은 내게 교사였으며, 다카를 비롯한 서류미비자들은 교과서였다. 더불어 함께 지켜주는 사랑의 행복을 경험하게 했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 4:12) 그리스도와 이보교와 서류 미비자의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는 않는 최강 연대가 되었다. 그들이 부르짖음은 도리어 우리를 일깨우는 스승이었다.

한인동포사회는 평균적으로 6명 중에 1명이 서류미비자라고 한다. 가족, 친구까지 포함하면 주변에 서류미비자들이 적지 않게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쉽게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그러나 이보교가 세워짐으로 개인적이건 집단적이건 그들은 용기를 내어 스스로의 어려움을 공개한 모습을 보곤 했다. 혼자 속앓이 해야 했던 개인문제를 공동체 과제로 바꾼 것도 하나님께서 동포사회에 주신 선물이다. 한 사람이 경험하는 신분 문제는 미국 전체에 드리워진 먹구름에서 쏟아지는 작은 소낙비에 불과했다. 

유색인종의 이민자들이 이 땅에 사는 것을 혐오하는 치밀한 전략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반이민 행정명령의 끝은 유색인종 합법이민의 숫자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것이란다. 이는 한인동포사회의 모든 분야가 절반으로 축소됨을 암시한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아무 준비 없이 이 광풍을 마주하고 있다. 피할 곳이 없는 이웃에게 피난처를 세우는 일부터 이보교는 시작했다. "교회가 여러분의 피난처가 되겠습니다" 이 고백으로 자기방어가 어려운 약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이보교는 숨가쁘게 달려 나갔다. 

110개 교회 가입해 협력 
센터?후원?복지 교회운동 


점점 교회들도 협력했다. 현재는 110개 교회가 가입되어 있다. 이보교는 3개의 비전을 제시했다. 센터교회, 후원교회, 복지교회이다. 

첫째, 센터교회는 추방위기에 놓인 이웃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비전이다. 롱아일랜드, 퀸즈, 맨해튼, 뉴저지에 12개의 피난처 교회가 준비되어 있다. 성경의 도피성처럼, 접근이 용이한 지역마다 이민자들을 위한 셸터를 준비했다. 이를 위해 목사들, 변호사들, 협력기관인 시민참여센터 대표는 지난 여름 내내 센터교회를 돌며 방문설명회를 가졌다. 

둘째, 후원교회이다. 기도와 관심, 참여와 물질로 사역을 후원하고 법 개정을 위해 후원하는 팀워크이다. 후원은 이보교 정체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을 때 뉴욕의 한인들은 조지 워싱턴 브리지에서 노동하여 고국에 독립자금을 후원했다. 미주 한인동포들에게는 후원의 영이 있다. 후원교회에는 98개 교회가 조직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복지교회이다. 성경에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을 가나안 복지라 불렀다. 노예로 살지 않고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복지의 땅이다. 이보교는 지난 1년동안 2차례의 복지 전문교육을 실시했다.

해밀턴 하우스의 복지전문가께서 섬겨 주셨다. 현재는 6개 교회가 한 팀을 이뤘다. 각 교회에서 교육받은 평신도 지도자들을 복지 디렉터라 부르면서 매주 교회 안팎으로 상담을 해 준다. 얼마 전에는 가족 없이 홀로 사는 한 할머니가 교회를 방문했다. 두툼한 편지뭉치를 들고 오셨다. 복지 디렉터가 중요한 편지 하나를 발견했다. 할머니가 10년을 기다려온 노인아파트의 허락 편지였다. 그런데 할머니가 읽을 수 없어 지나간 편지가 되었고 노인 아파트는 무효가 되었다. 길이 없었다. 그러나 복지 디렉터는 할머니와 함께 관련기관에 방문했다.

조만간 노인 아파트를 재허가해 준다는 기적 같은 통보를 받았다. 우리 주변에 이런 어려움은 다반사일 것이다. 5개 복지교회가 한 팀을 이루는데, 이 팀이 6개만 있다면, 복지교회 30개 교회만 뉴욕에 있다면 교회가 동포사회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보교의 전국화 기대하며 
인종 넘어선 전 미주 이슈 


체코 프라하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대교 회당을 찾은 적이 있다. 14세기부터 게토화된, 즉 로마황제의 명령에 따라 유대인들이 따로 모여 살도록 규정한 거주지역에 있는 회당이다. 게토화된 위기의 유대인 사회에서 회당은 유대인들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다. 

회당만이 피난처였고, 돌봄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유대인들의 끈질긴 생존 유전자와 다름없다. 프라하의 게토지역 유대인 회당은 고전의 클래식 이보교와 같다. 이보교는 한인이민동포사회의 게토화될 위기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생존 유전자이다. 조롱하던 산 위의 노아방주를 유용하게 했던 것은 대홍수였다. 반이민 행정명령의 대홍수 앞에서 산 위의 교회들은 준비된 방주이다. 특히 이보교는 2차례의 심포지엄을 통해 동포사회에 메시지를 던졌다. 반이민 행정명령과 인종혐오에 관한 주제였다. 모두 인종을 넘어선 전 미주 지역의 이슈이다.

이보교는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활동가도 되지만, 세례 요한처럼 시대를 깨우는 메신저 역할도 한다. 올해 여름, 이보교는 미주 전 지역으로 피난처 운동을 확대하기 위해 제1회 전국대회를 워싱턴DC에서 열었다. 그 열매로 커네티컷 이보교 TF, 뉴저지 이보교 TF, 뉴욕 이보교 TF 조직을 세웠고, 세 지역 모두 각 지역의 목사들과 변호사들이 함께 임원진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동남부, 중북부, 중남부 지역에서 준비위원장을 세워 이보교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보교의 전국화를 위해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다. 

사무실·상근직원도 없지만 
어떤 기관보다 순발력 있어 


시편 91:1,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전능은 히브리어로 '샤따이'이다. 그 뜻은 두 개의 산 또는 젖가슴이다. 전능은 어떤 일이나 못하는 것이 없고 능한 것인데 그 장소가 젖가슴이다. 연약한 아기를 보호하고 양육하는 곳이 젖가슴이다. 젖을 물려 양식을 제공하고 어떤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곳이다. 위험에 노출된 사람은 어머니 젖가슴과 같은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산다는 한 시인의 고백이다. 하나님의 교회는 어머니 젖가슴 아래 같아야 한다. 모든 한인동포들을 품고 보호하는 이보교를 꿈꾼다. 

이보교는 사무실과 상근직원이 없다. 하지만 어떤 기관보다 순발력이 있게 움직인다. 그 흔한 감투싸움이나 알력도 없다. 그만큼 헌신적으로 섬기는 목사들, 변호사들, 시민참여센터의 대표와 이사들에게 백 번 고마움을 표해도 부족하다. 누구 말대로 이보교는 저비용 고효율이다. 이런 소중한 가치를 함께 세우기 위해 한인동포들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한다. 더 많은 교회들의 가입에도 호소한다. 지난 1년 반 동안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미국의 시계를 1965년 이전으로 돌리려고 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는 새로운 "I HAVE A DREAM"을 외쳐야 할 때다. 

민권운동이 곧 평화운동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 


요즘 미주 한인동포들은 혼란스럽다. 조국의 평화를 위해 현 정부를 향한 기대감과 이민문제로 인해 현 정부를 향한 실망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베트남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던 1968년 암살된다. 그는 민권운동을 한 목사이기도 했지만, 그 무렵 베트남 전쟁 반대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당시 FBI 국장이었던 존 에드거 후버는 공공연하게 이런 킹 목사의 행동에 대해 비판했다. 결국 킹 목사의 평화운동은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대부분 전문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은 민권운동이 곧 평화운동이었다. 흑인들만의 인권이 아니라, 백인을 포함해 모든 이들이 더불어 함께 사는 꿈을 꾸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도 그는 꿈을 꾸었다. 오늘날 우리 한인동포들이 꿔야 할 21세기 'I HAVE A DREAM'은 이민법의 포괄적 개혁과 한반도 평화이며, 결국 이 둘은 하나이다. 이것이 목사가 할 수 있는 일이고,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라 확신한다. 이보교는 힘 없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이며, 땅 끝까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전도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뉴욕우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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