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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이보교 현장은 고난 받는 이웃의 삶터 (중앙일보) 2021-2-20

[커뮤니티 포럼] 이보교 현장은 고난 받는 이웃의 삶터


[뉴욕 중앙일보]

2021/02/20 미주판 11면 기사입력 2021/02/19 19:00


이보교 전국 심포지엄의 의미

1 사진 한장이 2500마일 여행으로 이끈 적이 있다. 버밍엄, 몽고메리, 셀마까지 운전하게 했던 자석 같은 사진이다. ‘피의 일요일’로 불린 1965년 3월 7일의 한 장면이다. 그 사진에서 흑인들은 셀마의 브라운 채플 AME 교회(Brown Chapel AME Church) 마당에서 무릎 꿇고 기도한다. 기도 후, 역사의 한 페이지 장면을 연출한다. 에드몬드 페터스 다리(Edmund Pettus Bridge)를 향해 행진했다.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다 백인 경찰의 폭력적 진압으로 600여명이 처참하게 피를 흘렸다. 3월 집회를 주도한 제임스 립 목사는 공격당하고 이틀 뒤 유명을 달리한다.

20여일 뒤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50여 마일을 걸었다. 그 결과로 같은 해 8월 6일, 린드 존슨 대통령은 흑인들의 투표권 보장을 골자로 한 투표권리법에 서명했다. 대다수 언론과 세상의 시선은 그날 웅장한 행진의 에드몬드 페터스 다리를 조명한다. 그러나 이보교의 시선은 셀마의 교회 마당까지 가야 한다. 그날 교회 마당은 새 시대를 잉태한 인큐베이터와 같았다. 흑인사회는 거기서 정의로운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을 인재들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셀마에는 3개의 흑인교회가 있었다. 그날 교회에서 주일예배 드리고 행진할 참이었다. 그러나 교회는 행진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교회 마당에서 결단의 기도를 드리고 행진을 시작했다. 교회 마당은 새 시대를 여는 문고리였다.

그날 교회 마당에서 기도했던 무리는 남부기독교지도자회의(Southern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이하 SCLC)의 신앙인들이었다. 몽고메리 버스 승차 거부 운동(1957년)으로 창립된 SCLC는 1965년을 투표권리법통과 운동을 이끌었다. 당시 SCLC 의장이 마틴 루터 킹 목사였다. SCLC는 1950년 후반부터 1960년 중반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민권법(Civil Rights Act, 1964), 투표권리법(Voting Rights Act, 1965), 이민법(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 1965)을 제정하는데 결정적인 지도력을 발휘한다. 이민자인 우리는 SCLC에 큰 빚을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SCLC는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이하 이보교)의 나침반이다. 거센 풍랑에서도 항로를 잃지 않던 SCLC의 대담한 행동은 신앙의 양심에 기인한다.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희망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래서 SCLC는 이보교의 모태이다. 이보교는 2017년 3월, 세상에 첫 얼굴을 내밀었다. 지도 밖의 길을 나선 기분이었다. 그러나 담대하게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임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추방위기에 몰린 서류 미비자들에게 교회는 피난처가 되려고 했다. 이것이 이보교의 첫걸음이다.

그렇게 4년이 지났다. 혹독한 반이민의 독방에서 막 벗어난 우리는 여전히 넘실대는 홍해를 마주하고 있다. 바다를 길로 열었던 모세의 지팡이처럼, 이보교는 시대의 여전한 고통 앞에서 움찔거리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지난 4년의 엄혹한 시절을 거울삼아, 약속의 땅으로 진군해야 한다. 그래서 ‘이보교 전국 심포지엄’을 2월 4일 개최했다. 주제는 “함께 걸어온 길, 함께 가야 할 길 - 이보교 네트워크 4년의 회고와 전망” 이다. 1부 예배를 정성스레 드린 후, 심포지엄은 3개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세 분 강사들의 발제와 여섯 분 전문가들의 논찬이 이룬 콜라보레이션은 수준 높은 강의실 같았고, 열기가 뜨거운 기도실 같았다.

3 첫 번째 세션 주제는 ‘하나님과 함께 - From Surviving to Thriving(생존에서 번영으로)’ 였다. 발제는 김종대 대표(Re’Generation)가 했다. 그의 발제는 해맑은 심성으로 민족의 아픔을 껴안던 윤동주를 대면하는 것 같았다. 그는 조지아주에서 난민 자녀들을 교육하는 운동을 펼친다. 그 현장감이 묻은 발제는 낯선 이들을 안아주는 품 같았다. 두 번째 세션 주제는 ‘이웃과 함께 - 이보교의 지난 활동과 전망’이었다. 발제는 주디 장 변호사(뉴저지 법률 TF 위원장)가 이끌었다. 그녀는 민권 운동사의 양심으로 일컫는 변호사 아서 쇼어스(Arthur Shores) 같았다.

그녀는 이보교의 지난 4년을 회고하고 향후 이민법의 전망과 이보교의 활동계획을 제안하며, 대중의 심금을 울렸다. 세 번째 세션 주제는 ‘교회와 함께 - 이보교와 교회 갱신의 가능성’ 이었다. 손태환 목사(시카고 이보교 TF 위원장)가 진행했다. 그의 발제는 60년대 SCLC 불멸의 용감한 지도자로 알려진 프레드 셔틀즈워드(Fred Shuttlesworth) 목사를 보는 듯했다. 교회의 공공성 회복이란 시대적 과제의 열변을 그는 토해냈다. 6명의 논찬들은 씨줄과 날줄의 매듭짓기로 아름다운 격을 완성했다.

4 ‘이보교 전국 심포지엄’에서 이보교는 대중을 설득하는 메시지의 힘을 확인했다. 줌으로 진행한 심포지엄에 사전 등록자들이 476명으로 78개 교회, 23개 시민단체, 5개 신학교, 13개의 언론사가22개 주로부터 모였다. 당일 심포지엄에 대략 400여명 이상이 함께했고, 3시간 넘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300여명이 자리를 뜨지 않고 진지하게 참여했다. 이는 미국 한인 교회사 뿐 아니라, 한인 이민사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처음 있는 일이지 싶다. 심포지엄 참여자들은 막다른 길목에 선 이웃을 환대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하는 건설자들이 되어줬다.

다만, 이보교 전국 심포지엄을 마치고 육중한 과제가 주어졌다. 현장이다. 고난받는 이들의 삶의 현장을 마틴 루터 킹 목사처럼 이보교가 과연 묘사할 수 있는지 질문 앞에 나는 부끄러움이 앞선다. 자판 두드리고, 마이크 잡는 글과 말로만 채워진 이보교라면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다. 이보교는 동포사회 한복판으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고난받는 그들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로 증언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성서를 통해 수천 년 증언해 왔던 방식이다. 조직 자체에 시선이 고정된다면, 자화자찬에 길든 바리새인에 불과할 수 있다.

5 그래서 100일 캠페인이다. 미국 전역의 이민자 권익 옹호 단체들과 각 교계가 ‘Citizenship for All 100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1100만 서류 미비자들과 300만 추방유예 청소년들(DACA)에게 합법 체류 신분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 건설적인 이민개혁 법안을 바이든 행정부의 공약대로 취임 후 100일 이내에 이민개혁을 추진하여 연방의회가 법제화가 이루어지도록 끈질기게 요구하는 전국적인 실천이다. 35년 기다려온 호기이다. 1965년 이민법은 흑인들의 목숨 건 외침으로 제정된 덕에 우리는 미국에 살고 있다. 한인 동포들은 55년 채무에서 일정 정도 벗어날 호기를 마주했다.

만약 이마저 뒷짐 진 채 불구경한다면, 우리는 미국사회의 당당한 주체로 설 기회를 잃을 것이다. 더욱이 고난받는 이들의 절규가 내 옆에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6명 중의 1명은 서류 미비자이다. 현장이 바로 우리 눈앞 마당에 있다. 이제 우리가 무릎을 꿇고 기도해야 한다. 노던블러바드가 교회 마당이 되어야 하고, 와잇스톤 브릿지가 1965년 새 역사를 연 에드몬드 페터스 브리지가 되어야 한다. 1965년 흑인들은 맨손으로 공권력 앞에 섰다면, 이제 우리는 전화기를 들고, 지역 의원들에게 새 이민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촉구해야 한다.

SCLC의 유전인자를 받은 이보교는 고난받는 현장에서 우는 자와 함께 울고 웃는 자와 함께 울 것이다. 킹 목사는 워싱턴DC 정가에서 놀지 않았다. 남부 허름한 판잣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킹 목사는 쓰러져가는 페인트 벗겨진 판잣집 지붕을 묘사할 줄 알았고 그 지붕 위에 출애굽의 지도를 그렸다. 이보교의 헌장은 성서이며, 이보교의 현장은 고난받는 세상이다.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을 지나치지 않고, 그들을 품고 돌보는 가치는 이보교의 심장 고동이다. 그 심장이 뛰는 한 세상은 희망이 있다는 말을 듣는 것이 나의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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