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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이 시대를 향한 한밤의 노크, 마틴 루터 킹 목사 (중앙일보) 2019-1-18

[커뮤니티 포럼] 이 시대를 향한 한밤의 노크, 마틴 루터 킹 목사


[뉴욕 중앙일보]

2019/01/18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9/01/17 16:51


한밤 중이다. 친구가 집에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 "친구여 내게 빵 세 덩이를 빌려 주게. 옛 친구가 여행을 하다가 방금 찾아왔는데 내 수중에 아무것도 없네" 친구가 침대에서 대답했다. "귀찮게 굴지 말게 문도 닫혔고 아이들도 다 자려고 누웠다네. 그러니 내가 일어나 자네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네." (누가복음 11:5~6) 문을 두드리는 이는 누구인가? 한밤의 노크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과연 문을 열어주고 빵을 줄 것인가?

서류미비자들의 두려움
그 소리를 듣고 있는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한밤의 노크소리(A Knock at Midnight) 1956'의 제목으로 한 설교이다. 킹 목사는 말한다. "한밤에 교회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 사람들은 교회가 냉혹하게 굴어 절망했지만 그래도 생명의 빵이 교회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교회가 영감 있는 말로 그 어떤 칠흑 같은 밤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고 말해 주어야 합니다" 누군가가 교회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이 두드림은 믿음, 소망, 사랑, 평화의 빵을 달라는 간절한 나그네의 목소리이다. 과연 교회가 이 지친 나그네를 먹일 것인가? 킹 목사의 이 질문은 시대 상황에 아주 적절한 질문이다. 주변으로 내몰린 자, 억압받는 자, 차별 받아 억울한 자, 쫓겨나고 미움을 받는 자 등이 지속적으로 교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들려져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반 이민 행정명령으로 추방위기에 몰린 서류미비자들이 한밤에 노크하는 소리를 듣고 있는가?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드리머들이 한밤에 꿈을 꾸길 소망하며 노크하는 소리를 듣고 있는가? 남부 국경에서 생존을 위해 절규하는 캐러밴의 노크하는 소리는 듣고 있는가? 난민의 가족 생이별과 아동 분리수용으로 절규하는 눈물의 노크소리를 듣고 있는가? 인종차별과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소수인종으로 살아가는 탄식의 노크소리를 듣고 있는가? 공적부담 (Public Charge) 규정변경으로 시민권 취득의 불이익을 염려하는 두려움의 노크소리를 듣고 있는가?

26세 때부터 사망까지 13년 
억울한 이들 대변한 킹 목사 


과연, 교회는 한밤의 노크소리를 듣고 있는 것인가? 아쉽게도, 교회는 시대의 양심이 되기보다 권력의 하인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경제 정의의 빵을 구하는 사람들은 교회 문을 두드리지만 실망하여 돌아서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한밤의 노크소리를 듣는 시대의 귀로 살았다. 고작 26살, 몽고메리의 닥스터 에베뉴 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한 무명의 담임목사였던 그는 로자 팍스의 노크 소리를 듣고 처음 역사에 얼굴을 내민다. 이후 킹 목사는 죽기까지 단 13년의 공적 생애 속에서 억울한 이들의 대변자가 된다. 

본명은 마틴 킹이었다. 그러나 그의 부친은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의 삶을 투영하여 마틴 루터 킹으로 부른다. 부친의 결단으로 그의 이름부터 이미 개혁자의 링 위에 선다. 그의 증조부인 윌리스 윌리엄스 목사는 남북전쟁 시대의 백인교회로부터 흑인교회를 독립할 때 역할을 한 설교자였다. 그의 외조부인 AD 윌리엄스 목사부터 부친 대디 킹 목사를 거쳐 마틴 루터 킹 목사까지 모두 3대에 걸쳐 애틀란타 에버네저 침례교회를 목회한다. 

차별에 좌절하는 사람들에 
"새벽은 반드시 온다" 격려


1954년, 남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한 교회가 킹 목사를 청빙했다. 그런데 얼마 뒤 그곳에서 미국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발생한다. '로자 팍스'라는 흑인 여성이 버스 앞자리에 있는 좌석을 백인에게 내어주지 않고 실랑이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되었다. 당시 버스의 앞자리는 백인이, 뒷자리는 흑인이 앉아야만 했다. 이런 인종차별에 항의해 '버스 보이콧 운동'을 벌였고, 당시 무명의 킹 목사가 이 운동을 이끌어 나가는 회장으로 선출된다. 

1955년 12월 12일, 로자 팍스에 의해 촉발된 몽고메리 버스 시위가 가장 큰 난관에 부딪혀 사람들은 좌절하고 있을 때였다. 모두들 실패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킹 목사는 '새벽은 반드시 온다'는 누구도 감히 부정할 수 없는 확신을 사람들에게 심어 주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12월 13일, 미국 민주주의의 획을 가르는 대승리의 새벽이 찾아왔다. 그들은 비폭력 저항으로 도덕적 우위에 섰으며, 차별의 설움을 자유의 기쁨으로 맛보았다. 

민권법·투표권리법·이민법
함께 나눈 세 덩이의 빵


1963년 8월 28일, 워싱턴DC 광장에는 수십만 명의 군중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을 선언한 지 100주년을 기념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공평한 일자리와 자유를 외쳤다. 그 중심에는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인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가 있었다. 이 연설대로 꿈은 이루어졌다. 새로운 시대의 페이지를 열게 된 3가지 법이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이 법이 없었다면 아마 유색인종인 우리들도 여기에 없었다. 

3가지의 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민의 기본권 확대와 제도적 차별금지를 한 민권법(Civil Rights Act, 1964), 둘째 흑인의 투표참여 제한을 철폐하여 참정권 확대로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투표권리법(Voting Rights Act, 1965), 셋째 아시아 국가에 차별적으로 적용되던 쿼터제를 철폐하고 가족초청을 전면화하여 다인종 국가의 토대를 구축한 이민법(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 1965)이다. 이것은 한밤의 노크소리를 듣고 나눈 세 덩이의 빵인 셈이다. 

미국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오늘 우리가 설 수 있는 무대로 바꾸게 한 고마운 선물이다. 120여개 한인교회가 가입되어 있는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이런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가치 위에 서 있다.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한밤에 사회적 약자의 노크소리를 듣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추방위기에 몰린 서류미비자들과 드리머들이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를 인도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들리는 노크소리도 이민자보호교회의 인도자이다.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한밤의 노크소리를 듣는 교회의 귀가 되려고 할 뿐 아니라, 시대의 어둠을 뚫고 찬란한 아침을 재촉하는 새벽이 되려고 한다.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허기진 나그네의 배를 채워 줄 만나를 동포사회에 내어주려고 한다.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12개의 센터교회를 준비했다. 센터교회는 추방위기의 서류 미비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장소이다. 미국 국토에서 서류미비자들이 피난처를 삼을 곳은 학교, 병원, 교회뿐이다. 

학교와 병원은 생활이 불가능한 곳이므로 엄밀히 말해서 교회만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민국조차 불문율로 삼고 있다. 킹 목사는 말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적어도 교회가 자기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이 깊은 혼동에 대해 답을 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교회가 아직도 지친 나그네가 한밤중에 불쑥 찾아들 수 있는 친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한밤중에 길을 걷는 여행자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지금 닥친 곤경을 극복할 빵 한 덩어리를 필사적으로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한밤중에 교회에 노크하고 있다." (한밤중의 노크소리 중에서)

체류신분 등 따져 묻지 않고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꿈


오늘날 세상에서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한밤의 깊은 어둠을 깨우고 있다. 누가 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과연 누가 문을 열고 빵을 내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킹 목사가 준 오늘의 의미이다. 1963년 워싱턴DC에서 킹 목사는 통합과 연대의 꿈을 토해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조지아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후손과 주인의 후손이 동포애의 탁자 앞에 나란히 앉는 꿈이 있습니다" 인종과 체류신분을 따져 묻지 않고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통합의 꿈을 그는 꾸었다. 분열과 갈등이 더 깊어져 가는 한밤중에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사랑의 통합과 정의의 연대로 꿈을 꿀 것이다. 

그의 꿈은 오바마를 통해 나타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고 시카고에서 당선수락연설을 할 때 "Yes, we can"을 외쳤다. 이것이 킹 목사의 유산이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다. 증오를 사랑으로 바꿀 수 있는 소망이다. 죽음을 각오한 사랑으로 무장한 헌신이 세상의 거대한 불의 앞에서 얼마나 당당할 수 있는지를 킹 목사는 우리에게 보여줬다. 체념하거나 낙심하지 말자. 킹 목사야말로 오늘 우리를 향한 한밤의 노크소리 아닐까? 그의 우렁찬 노크소리에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는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뉴욕우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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